중동 지역에서 앙숙 관계인 이란과 이스라엘이 가시 돋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국경을 맞댄 인접국도 아니면서 불구대천의 원수 사이다.
이슬람 패권 국가를 꿈꾸고 있는 이란의 야망과 이슬람권 한복판에 들어선 유대인 국가인 이스라엘의 안보논리가 충돌하면서 빚어진 결과다.
두 나라의 적대감정은 이스라엘 파괴를 주장하는 레바논 내 시아파 민병조직인 헤즈볼라를 이란이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 때문에 더욱 심화됐다.
특히 이란은 아랍 이슬람권의 맹주를 자처하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이 축출된 후 미국의 새로운 타깃으로 떠오르면서 이스라엘의 주적 자리를 굳혔다.
최근 들어 격화 양상을 보이는 두 나라 간 설전의 포문은 이란이 먼저 열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그해 10월 이스라엘을 지도상에서 지워없애야 할 국가로 규정하면서 본격적인 말 공세를 시작한 것이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그후 “이슬람 세계의 얼굴에 남아 있는 오점”,“한 차례의 폭풍이 닥치면 제거될 썩고 마른 나무” 라는 표현 등을 써가며 이스라엘의 국가적 존엄을 무시해 왔다.
그러나 1948년 건국 이후 벌인 수 차례의 전쟁에서 아랍권 국가들에 패배를 안긴 이스라엘은 비아랍 이슬람권 국가인 이란의 말 공세에 위축되는 기색없이 맞서고 있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대행은 지난 달 29일 발행된 독일 신문과의 회견에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을 정신병자로 규정하면서 유대인 학살을 자행했던 나치 독일을 이끈 “히틀러처럼 말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올메르트 총리대행은 또 핵 연료 자급권을 주장하는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을 겨냥해 “이런 사람이 핵 무기를 수중에 넣도록 놔둬서는 절대로 안된다”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국제사회가 견제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 태생인 모셰 카차브 이스라엘 대통령이 이란은 이스라엘 뿐만아니라 아랍권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독설 공방전에 가세했다.
카차브 대통령은 2일 알-자지라 방송 회견에서 이란 대통령이 이스라엘 생존을위협하는 발언을 되풀이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란은 유대인 국가인 이스라엘에 위협을 가함으로써 이슬람권의 지지를 얻으려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치인들 외에 두 나라 군 지휘부 간의 설전도 벌어지고 있다.
이란 혁명 수비대의 모하마드 이브라힘 데흐가니 장군은 2일 이란학생통신(ISNA)과의 회견에서 미국이 핵 문제를 빌미삼아 침공해 오면 이란이 반격을 가할 1차 표적은 이스라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단 할루츠 군 참모 총장은 이날 자국 언론 회견에서 국제사회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군사적 수단으로 저지할 수 있다면서 이란 핵 시설 공격이 이뤄질경우 이스라엘이 참여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이란을 자극했다.
현지 정세 분석가들은 이슬람과 유대인의 대립구도가 바탕에 깔린 이란과 이스라엘의 적대관계가 말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심화되는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출처 : 따뜻한 뉴스 밝은 세상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