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이란도 핵무기 포기하면 비슷한 보상”

미국 정부가 리비아와의 외교 관계 정상화를 통해 북한과 이란에도 대량살상무기를 폐기하면 비슷한 보상을 줄 수 있다는 암시를 보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6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리비아식 모델을 북한.이란과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용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모범사례로 내세우고 있다.
라이스 장관은 “리비아가 2003년 각종 화학 및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하기로 미국과 합의한 것이 양국 관계 방향을 결정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듯 북한과 이란도 올해 그런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리비아와의 협상 과정에서 직접적인 대화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음에도 북한.이란과의 직접 대화는 철저히 거부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원하는 직접 대화는 상대국의 양보를 전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리비아와의 대화도 리비아가 팬암기 폭발테러에 연루된 정보요원 2명을 미국에 인도하는 등 대화에 필요한 기반을 조성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2003년에 리비아는 1988년 스코틀랜드 상공에서 발생한 팬암 103기 폭발테러의 책임을 인정하고,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희생자 270명의 유족에게 각 가족당 최대 1000만달러에 달하는 보상금을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
이는 북한.이란도 미국과 직접 대화하려면 협상 테이블에 나오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그에 상응하는 양보를 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과연 ‘누가 먼저 손을 내밀 것인가’ 하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이란에 대해서는 미국이 먼저 손을 내밀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에드워드 워커 2세 중동연구소장은 “미국이 곧 이란에 메모를 보낼 계획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메모에는 리비아와 직접적으로 대화를 가졌던 것이 (사태 해결에) 효과적이었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리비아 직접 회담의 물꼬가 트인 클린턴 행정부 때 국무부 중동담당 차관보로 일한 인물이다.
한편 팬암기 희생자 유족들은 리비아와의 외교 정상화에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살짜리 아들을 잃은 밥 모네티는 “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리비아측 보상금도 거부한 채 ‘용서 불가’를 고수하고 있는 댄-수잔 코헨 부부는 이번 결정이 “끔찍하고 구역질나는 사기”라며 “미국 정부가 정치적 목적으로 리비아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리비아 정부는 지금까지 각 유족에게 800만달러씩 지급했다.
리비아는 미국이 특정 기한 안에 리비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시켜줄 경우 200만달러를 추가 지급키로 했으나 이미 그 기한은 지났고 양국 외교관계도 복원됐기 때문에 추가 지급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에 유족 일행은 성명을 내고 리비아 정부에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나경수기자 ksna@newsis.com
출처 :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