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러-이란 관계 부수기 성공

러, 코소보독립반대·WTO가입 대가로 이란 포기 … 미, 새 반이란 동맹구축
미국의 압박에 맞서 우정을 과시해 오던 러시아와 이란의 관계가 회복불능 상태로 접어들었다.
러시아는 미국으로 부터 NATO의 동진 중단과 코소보독립 반대, WTO가입 지원을 조건으로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전면금지하는 UN 결의안을 채택했으며 부쉐르원전 공사를 중단했다고 러시아 일간 ‘브레미아노보스티에이’가 보도했다.


◆이란, 러시아 더 이상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아냐 = 러시아현대이란연구소의 라드잡 사파로브 소장은 ‘브레미아노보스티에이’ 기고문에서 러시아와 이란관계가 더 이상 순조롭지 않으며 러시아의 배반에 대한 이란지도부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최근 이란 영토내 우라늄 농축 전면금지를 요구하는 서방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23일 이란의 모든 우라늄농축 과정을 중단하라는 유엔안보리의 요구에 이란이 60일 내 답할 것을 요구하는 1737호 결의안을 지지했다. 또 지난달 24일 결의안 1747호를 승인했다.
러시아가 부쉐르 원전을 건설하고 있으며 핵연료를 공급하는 등 이란 핵문제 당사자란 점을 고려해 이란은 러시아가 자신들을 계속 지지해 줄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
게다가 이란은 향후 20년간 총 650억달러의 돈을 들여 2만5000메가와트에 상당하는 10개 이상의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러시아가 이를 포기하고 자신들에게 등을 돌리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다.
◆미국, 이란시장 포기 손실에 상응하는 보상 제안 = 현재 이란 지도부는 12월 러시아의 행동은 미국과 러시아의 거래에 따른 결과라고 확신하고 있다. 60일간의 유예기간동안 미국은 러시아를 강력히 압박했다.
먼저 폴란드와 체코에 새미사일방어시스템 구축을 결정하고 그루지야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했다. 코소보 독립국 지위 인정 문제와 관련한 압박 수위를 최대로 높였다.
러시아 역시 미국의 압박에 강하게 대응하고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독일 뮌헨 연설에서 “냉전의 부활”을 언급했으며 천연가스 카르텔로 미국을 위협했다.
사파로브 소장은 그러나 “양국 사이에 긴장이 고조됐지만 이는 미국과 러시아가 이란 문제를 놓고 합의를 이뤄내기 위한 작전의 일부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러시아의 양보를 받는 대가로 미국은 NATO의 동진을 중단하고 코소보 독립국지위 채택에 제동을 걸 것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또 러시아의 유럽 에너지시장 확장을 눈감아주고 러시아의 WTO가입을 지원하며 이란시장 철수로 인한 손실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줄 것임을 시사했다.
◆“2500만달러 없어 12억 공사 중단한단 것 말 안돼” = 미국의 거래를 받아들인 러시아는 1월 이란 측이 원전건설 자금공급을 중단했다고 고발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란은 언제든지 원전건설 비용이 러시아 알파뱅크 계좌에 입금됐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시할 수 있었다.
러시아현대이란연구소 소장은 “부쉐르 원전은 이란 제1의 전략계획으로 지금까지 12억달러가 소요됐다. 2500만달러가 없어서 공사를 중단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드러내 놓고 러시아에게 이란에 핵연료를 공급하지 말라고 요구했고 러시아는 이란이 지불능력이 없다고 몰아세웠다. 9월로 예정된 원전가동은 2개월 연기됐으며 연료공급은 올 여름까지 늦춰졌다.
러시아의 흉책에 분노한 이란은 “러시아와의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손에 쥐었다. 새 반이란 동맹을 구축하는데 성공했으며 러-이관계에 결정적 타격을 입혔다. ‘브레미아노보스티에이’는 “격분한 이란은 특히 러시아를 원망하고 있으며 더 이상 러시아를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간주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출처 : 내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