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란을 통치하나?

2009년 이란 대선 이후 현재 이란에서 벌어지는 사태로 인해 이란의 정치구조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란은 대통령의 권한이 빈약하고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의 권력이 가장 강력하다고 몇몇 한국언론이 설명하였다.

연합뉴스  이란 `정치심판’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조선일보  이란 역사는 하메네이가 결정한다

이란의 정치권력이 최고지도자에게 집중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통치구조는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다. 공식적인 혹은 비공식적인 통치구조에 기반을 둔 다양한 세력들이 정치세계에서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식구조(Formal Power Structure)

이란의 공식적인 권력구조를 살펴보면 서구의 모델과 유사한 것과 다른 것이 공존한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행정부, 국회(Majlis), 사법부는 서구의 것과 유사하다. 이 세 부서에 대해서는 특별히 여기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겠다. 이란에만 특이하게 존재하는 권력구조에 대해 좀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표 1) 이란의 공식 정치권력 구조도

최고지도자(Supreme Leader)
1979년 헌법은 아야톨라 이상의 성직자 가운데서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도록 명시하였으나 호메이니는 최고급 성직자들 가운데서는 자신의 정치이론을 이어 나갈 인물을 찾지 못해서 사망하기 4개월 전에 이슬람 법을 잘 알고 통치력이 있는 성직자 가운데서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도록 헌법을 개정하였다.

현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는 최고지도자로 선출될 시점에 이란에 2만명 이상 존재했던 홋잣톨에슬람에 불과했다. 그가 선출되고 난 뒤에 최고지도자의 성직자 위상이 너무 낮다하여 꼼신학교수협회는 하룻밤 사이에 그의 신분을 아야톨라로 격상시켰다. 최고지도자는 종신제이다.

최고지도자의 권한은 다음과 같다.

  • 국정 전반에 대한 통치권
  • 국군, 혁명수비대 통수권 및 사령관 임명권
  • 전쟁/평화선포권
  • 대통령 인준 및 해임권
  • 혁명수호위원회 의원 임명권
  • 사법부 수장 임명권
  • 국가중재위원회 의원 임명권
  • 각종 이슬람 재단장 임명권

최고지도자가 직접 임명할 수 있는 정부 고위직 범위가 상당히 넓고 방대하다. 최고지도자는 성직자로서의 체통과 위신도 지켜야 하기에 자신의 체제를 함께 보호해줄 인물들을 성직자 그룹에서 많이 충원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수호위원회(the Council of Guardians)

사법부는 민사법, 형사법, 종교법 등을 관장하지만 헌법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못한다. 이란의 헌법에 대해서는 12명으로 구성된 일명 “혁명수호위원회”(the Council of Guardians, shouraye negahban)가 권한을 가지고 있다.

12명중 6명은 최고지도자가 성직자가운데 직접 임명하고 나머지 6명은 사법부 수장이 비성직자 가운데서 추천하고 의회가 인준하여 임명된다. 나머지 6명을 추천하는 사법부 수장은 최고지도자가 임명한다. 즉 12명의 수호위원회는 최고지도자의 절대적인 영향력 아래 있게 된다.

수호위원회의 주요권한

  • 이슬람 헌법 해석
  • 국회를 통과한 법률에 대한 합법성 평가
  • 각종 의회선거, 대통령선거 출마자에 대한 자격심사

수호위원회의 권한들 가운데 국민선거에 출마하는 출마자들에 대한 자격심사권은 최근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파에 유리하도록 사용되어졌다. 한편 국회에서 만들어진 법의 합법성을 검토하는 권한은 실질적인 입법권이 수호위원회에 있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중재위원회(the Expediency Council)

수호위원회와 의회는 입법부에 속하는 세력으로서 서로 충돌할 가능성을 많이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이런 예가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두 세력 사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입법부의 기능이 마비될 수도 있어 이들을 중재하며 최종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다른 의회가 있는데 그것이 일명 중재위원회(the Expediency Council)이다. 이 의회는 양 세력을 중재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비상사태에 긴급법(emergency laws)을 통과시킬 수 있으며 이 긴급법이 발효되면 국회나 수호위원회도 막을 수 없다. 한편, 최고지도자가 해결하지 못하는 국정문제가 있을 경우에 최고지도자는 이 중재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해야만 한다.

국가중재위원회의 상임석은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의 수장과 최고지도자가 임명하는 수호위원회의 성직자 의원 6명에게 배당되며 나머지는 5년 임기로 최고지도자가 임명한다. 현재 중재위원회의 위원장은 전직 대통령이었던 라프산자니(Rafsanjani)가 맡고 있다.

전문가회의(the Assembly of Experts)

이 의회는 86석으로 8년 임기로 국민투표에 의해서 의원들이 선출된다. 이 의회는 최고지도자를 자체적으로 선출하는 기관이다. 또한 최고지도자가 자신의 직무를 충실히 실행하지 못할 경우에 최고지도자를 해임할 권한 또한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전문가회의의 의원들은 정부의 다른 직책을 겸임해도 무방하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란의 공식적인 정부의 구조는 권력이 여러 세력에게 많이 나눠져 있다. 이는 이란만의 독특한 점으로, 많은 정치 이데올로기들이 서로 경합을 벌이고 논의하기에 의사결정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으며 상대적으로 쿠데타의 위협도 적다.